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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상테크가 가능한 이유, 상품권 수익구조 (feat. 온라인폐지줍기)

 

 

평소처럼 인터넷을 떠돌다가 흥미로운 상테크라는 흥미로운 단어를 보았습니다.

온라인 폐지줍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재테크 방법이라니 호기심이 생겨 도대체 뭔지 후루룩 살펴봤습니다. 

살펴보고 내린 결론은 '이거로 돈 벌기는 힘들지만 한 번쯤 살펴볼 재미있는 구조이다' 입니다. 

도대체 상테크가 무엇이고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 것일까요? 

 

 

상테크란? 

 

 

상테크는 상품권 + 재테크의 줄임말인데 간단하게는 온라인으로 상품권을 할인하여 산 다음 현금화를 시키는 과정에서 약간의 이윤을 얻는 과정입니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페이코 포인트를 통한 상테크를 간단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1. 해피머니상품권, 북앤라이프 도서문화상품권 등을 G마켓, 위메프, 티몬, 11번가 등을 통하여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9~1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2. 상품권을 이용하여 수수료를 제외한 후(8%) 페이코 포인트 충전
3. 소액을 사용한 후 계좌로 환불

 

어떻게 이런 과정이 가능할까요?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10만원권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1번에서의 구매 가격이 중요합니다. 10만원 권이라면 8~1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페이코에서 환불 시 수수료 8% 제외한 92,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 92,000원으로 상품권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신용카드 실적을 채우기 위한 목적의 구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품권 구매의 경우 실적으로 포함이 되지 않는 카드도 있지만 실적이 되는 경우 상품권 구매로 실적을 채우고 할인이나 적립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2) 페이코는 월 200만원까지 포인트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10만원권을 90,500원에 상품권을 매입한 후 충전하면 92,000원이 됩니다. 이때 흔히 사용하는 컬쳐랜드 문화상품권은 포인트로 충전이 안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3) 충전한 포인트를 조금이라도 사용한 후 본인계좌로 환불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문에 1원사용하는법, 100원 사용하는 법 등이 온라인으로 공유되기도 합니다. 

 

90,500원에 200만원어치 상품권을 구매하여 92,000원에 환불했다고 가정했을 때 약 30,000원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카드실적혜택 등은 개인에 따라 다르고 간단하게 소액을 번다는 취지와 좀 다른 것 같아 제외했습니다.)

 

큰 금액같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이윤은 작은, 온라인 폐지줍기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제태크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클릭 몇번으로 가능하다는걸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은것도 같고 이거 벌겠다고 핸드폰을 만지막 거리기엔 귀찮기도 합니다. 

돈 보다는 싸게 물건을 사는 행위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것 처럼 소소한 취미활동의 일종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버는 돈보다는 구조입니다. 

 

손해보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은 이 구조는 어떻게 가능한가?

그리고 합법인가? 

 

사실 한 달에 3만원은 심심할 때 재미로 한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재테크라 부르기엔 민망한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구조가 가능할까요? 개입하고 있는 각자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1. 상품권 업체

 

 

 

흔히 알려진 상품권의 수익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수료

소비자가 10만원 상품권으로 A상점에서 10만원어치 물건을 샀다 했을 때 상점은 상품권 업체에 10만원권을 준 후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정산 받습니다. 편의상 8%라 가정하면 92,000원을 정산 받는 것입니다. 상점입장에서는 1~2%하는 카드 수수료보다 상품권 수수료는 훨씬 비쌉니다. 하지만 어쩌다 받아버린 상품권 때문에 필요하지도 않은 쇼핑을 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상품권으로 인한 상품 구매 유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상점 입장에서도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상품권을 받는 것입니다. 

 

2) 이자효과

상품권 업체는 상품권을 판매한 순간 돈이 들어오지만 들어온 돈이 나가는 것은 상품권이 사용된 시점입니다. 상품권을 받자마자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시간차를 이용해 투자수익(이자수익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워렌버핏도 float를 강조한 것처럼 보험사와 같은 곳도 투자운용수익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작아 보이지만 모이면 무시하기 어려운 수익입니다. 

 

3) 기타수익

기타 다른 수익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상품권은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에 유효기간 내 사용되지 않은 상품권은 상품권 업체의 수익으로 잡히게 됩니다(낙전수익) 또한 상품권의 영향력이 커질 수록 하나의 브랜드가 생기는 것이며 각종 업체들과의 협업, 마케팅 활동, 광고 등을 통하여 기타 수익을 창출 해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테크에서 상품권 업체는 손해를 보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것이라 판단됩니다. 페이코의 해피머니 수수료율은 8%입니다. 10만원권의 해피머니 상품권을 충전하면 92,000 포인트가 충전됩니다. 이 때 해피머니가 페이코에 8%의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가정했을 때 해피머니는 티몬 등 오픈마켓에 92,000원 이상으로만 상품권을 판매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손해가 아니며 오히려 거래규모, 인지도 측면에서 3)의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즉 손해가 아닙니다. 

 

 

 

2. 페이코 

 

 

 

페이코 역시 손해가 아닙니다. 

상품권 수수료로 예상되는 8%를 이미 제한 금액을 페이코 포인트로 충전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한 번이라도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수익이 발생하며 각종 페이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지금, 인지도 확보 등의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3. 오픈마켓 등 각종 쇼핑몰 

 

 

 

 

그렇다면 오픈마켓 역시 92,000원 이상으로 판매해야 할텐데 왜 92,000원 이하로 판매하는 것일까요? 

거래액 경쟁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은 흔히 거래액으로 서로를 비교합니다. 쿠팡의 경우 직매입 구조라 거래액이 모두 매출로 잡히지만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중개사업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가고 있어 중개수수료만이 매출액으로 잡힙니다. 따라서 매출액으로 비교하면 쿠팡이 월등히 높아 보통 거래액으로 비교를 합니다. 이때 상품권 판매가 거래액 뻥튀기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10만원 상품권은 금액이 크고, 거래가 편하며, 상테크 등 각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판매가 편합니다.

한정 할인판매이기 때문에 목표 실적에 미달하면 상품권 판매 등으로 통해 실적을 채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핫딜로 하루에 100억원어치 이상을 파는걸 보면 필요 이상으로 상품권 판매가 거래액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습니다. 

 

10만원권 판매시 역마진을 1,000원으로 가정했을 때 1,000원으로 10만원의 매출을 만들어 내니 1억으로 100억 매출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거래액 성장세, 규모 등으로 밸류에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으니 어찌보면 효율적인 마케팅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수합병 된다 했을때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된 1,000원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지 모르는 일입니다. 

 

 

 

 

 

Q1) 그렇다면 상테크는 불법일까요? 

 

관련 기사를 읽어보면 아직 명확하게 불법이라 규정지은 것 같지 않습니다. 기프티콘처럼 이중소득공제가 된다면 불법의 소지가 있겠으나 온라인 상품권 구매는 소득공제로 잡히지 않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9개 사업자의 신유형 상품권 이용 약관 시정'을 살펴보아도 60%이하 사용한 상품권은 환불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상테크의 경우엔 오히려 환불이 더 쉬운 편이라  문제가 되지 않아 보입니다. 상품권 업체가 현금으로 환불을 잘 해주지 않는 이유는 위에서 서술한 이자효과와 낙전수익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상테크의 경우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환불이 쉽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애매한 부분은 '상품권깡'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인데 금액이 200만원인데가 거래가 모두 온라인으로 이루어져 문제가 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Q2) 언제까지 상테크가 유지될 수 있을까? 

 

현 구조는 소셜커머스 및 쇼핑몰의 마케팅 활동(거래액 증가)을 소비자들의 온라인 폐지줍기 활동으로 돕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쇼핑몰에서 마케팅 효과가 충분하다고 판단되지 않을 때 중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쇼핑몰 비교 시 거래액기준으로 하지 않거나 평가 시 상품권 판매금액은 발라낸다거나 하는 식으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더이상의 할인판매는 없어질 것입니다. 

 

혹은 페이코측에서 이익이 없다 판단된다면 현금화 규모를 줄이거나 환불 기간을 늘리는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찌보면 상테크 구조 안에서는 페이코가 가장 귀찮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상으로 상테크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는데 저는 직접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온라인에 조금만 검색하면 따라 하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는데 업체나 개인이나 테두리 안에서 수익의 기회를 찾아내는게 신기하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