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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투자 일지

코로나의 창궐에 따른 주식투자 일지

몇 가지 인상깊은 점과 잘못된 판단을 기록으로 남겨놓는다. 

 

1. 코로나에 대한 영향을 과소평가했다. 판단의 기준을 과거에 두었기 때문이다.

 

치사율이 메르스와 신종플루의 중간이라면 그 영향도 그 사이 라고 판단했고 그 판단은 내 희망에 근거했다. 하지만 치사율은 메르스만큼은 아니지만 신종플루보다는 위험에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기 충분했으며 전염성은 신종플루만큼은 아니지만 메르스처럼 몇 지역에서만 퍼지고 끝날만큼 만만하지도 않았다. 

 

공이 위로 빠져 볼이 선언되고 아래로 떨어지는 공 역시 볼이 선언되었기에 중간으로 꽂히는 공이 볼이라고 판단하고 걸렀지만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간 것이다. 볼은 내 희망이었을뿐 휘두르기라도 했어야 한다. 

 

2. 사후적인 해석은 의미가 없지만, 그렇다면 왜 코로나의 영향은 그 전과 달랐을까? 

 

중국의 위상이 달라졌고 전과 달리 세계가 좀 더 긴밀히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사스때만 하더라도 중국의 영향력은 지금만큼 크지 않았다. 예를 들어 사스가 퍼진 당시 우리나라에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주도 갈 돈이 있으면 해외여행 가는 편이 낫다는 세상이다. 긴밀히 연결된 세상에서 전염병은 단지 병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반 산업에 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요새 집 안에는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채 나머지는 아웃소싱으로 돌리는 1인가구가 늘고 있다. 세탁도 어플로, 청소도 어플로, 음식은 배달로 한다면 편해보이지만 만약 나 혼자 집 안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공황이 올 수 밖에 없다. 

 

3. 그렇다면 잘못됐던 판단은 무엇인가? 

 

우선 첫 째로 코로나가 전 세계로 퍼질 것이란걸 예상하지 못했다. 전 세계 증시가 한동안 상승장을 유지했기 때문에(한국 빼고 ^^) 구실만 있으면 조정이 올 수밖에 없음에도 코로나의 영향을 과소평가했다. 어쩌면 중국 다음으로 한국에 영향을 줬기 때문에 미국에 있는 투자자보다는 더 빨리 힌트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었음에도 과거의 기록을 보며 대충 넘겼다. 

 

둘 째로는 헷징을 잘못했다. 전염병으로 지수가 빠질 때 국내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헷징 수단은 무엇일까?

 

금? 비트코인? 우량주? 전염병과 관계없는 성장주? 안전마진이 있는 종목? 전염병 테마주? 현금? 인버스?  

 

나는 모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 종목을 수익실현 한 후 음압구급차 관련 오텍을 매수했고 또 동원수산이 올랐을 때 매도해서 전염병과 관련 없어보이는 성장주를 매수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행동 모두 헷징에 실패했다. 오텍은 현금보유보다 오르길 바랬던 내 희망이었을뿐 불확실성 가득한 종목이었다. 다른 성장주는 전염병과 관련이 없어 보였지만 전염병이 심각해져 경기 불황이 예상되면 좋게 볼 수 없는 종목임이 분명했다. 

 

즉 현금, 인버스처럼 확실한 헷징을 했어야 한다. 현금 확보가 어렵다면 X2 인버스를 활용하면 된다. 변동성이 클 때는 변수를 줄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유가가 떡락했지만 자신이 유가하락에 베팅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헷징 목적으로 유가 인버스를 사는 것이라면 유가 ETF보다는 그냥 지수 인버스나 현금이 낫다는 것이다. 

 

투자에 대한 틀을 정하고 그 틀에 맞는 종목 군 중에서 가장 최선의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현실로 구현이 되어야 현실에 대한 반응을 보고 피드백이 가능하고 수정이 가능하다. 

 

4. 그렇다면 앞으로의 견해는? 

 

물론 나는 여전히 코로나가 금융위기급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탈리아 사망률이나 바이러스 변이 등 걱정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날이 따뜻해지면서 전염성이 약해지는 것은 과거의 진행을 따를 것이라고 본다. 하락과 상승 양방향 다 열려 있지만 상승쪽을 더 강하게 본다. 견해가 바뀐 것은 없다. 다만 잘못했던 부분은 견해대로 포트를 헷징해 놓았는데 헷징 방법이 잘못되어 헷징이 안됐던것 뿐이다. 

 

5. 단기 트레이딩이 아니라면

 

이 와중에 오르는 종목은 오르고 덜 빠지는 종목은 덜 빠진다. 

 

결국 단기 트레이딩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한다면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이 높지 않을까 싶다. 스트레스와 투자 피로도가 적기 때문에 뻘짓을 할 가능성이 적다. 역시 이래서 전업 투자자가 아니라면 가치투자라는 말이 나오는게 아닐까 싶다.